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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현대·문학이라는 사건의 충돌 - 만해는 왜 『님의 침묵 』을 썼는가? -
초록
본고는 만해 한용운이 왜 『님의 침묵』이라는 시집을 써야 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불교·현대·문학이 충돌하고 접속하는 과정을 재해석한다. 기존 연구가 한용운을 승려·시인·독립지사라는 세 범주로 구분해 이해해 왔다면, 이 글은 그 세 항이 별개의 활동이 아니라 불교 유신, 유심 사상, 민족 독립, 근대문학의 형성이 하나의 도정 속에서 상호작용한 결과였음을 밝히고자 한다. 『님의 침묵』은 1920년대 초창기 시문학의 성과, 김억의 번역문체, 타고르 수용, 연애시의 2인칭 화법 등을 흡수하면서도, 이를 단순한 형식적 영향에 머물게 하지 않고 불교적 구도와 사랑의 담론으로 전환한 문학사적 사건이다. 특히 1918년 『유심』 창간 이후 3·1운동과 투옥, 출옥 뒤 급변한 동인지 문학장과 연애·자유·예술의 신감각은 한용운의 ‘심(心)’이 ‘님’으로 형상화되는 결정적 배경이 된다. 또한 본고는 사회진화론과 제국주의적 우승열패의 담론 속에서 한용운의 『조선불교유신론』이 불교의 자비·평등·공생 사상을 통해 근대의 폭력적 질서에 대응하려 했음을 논의한다. 이와 함께 승니입성금지령 해제 이후 수송동과 인사동 일대에서 전개된 근대불교의 도시적 문화운동, 불교계 잡지의 간행, 신문학 운동과의 접촉을 검토함으로써 『님의 침묵』의 탄생을 개인적 천재성이나 단기간의 창작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님의 침묵』의 ‘침묵’을 단순한 부재나 상실이 아니라 불교 인식론의 기본 요소인 오온의 색·수·상·행·식의 분별지를 넘어서 불교적 사유를 통해 무분별의 지혜에 이르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님의 침묵」, 「복종」, 「알 수 없어요」 등에서 ‘님’은 사랑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투영, 진리의 현현, 자아와 만유의 경계를 허무는 구도적 표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님의 침묵』은 연애의 언어로 쓰였지만, 그 심층에서는 불교적 역설과 수행의 인식론을 통해 근대의 감각과 식민지 현실을 관통한 시적 응답이며, 한국 현대시가 불교적 사유를 통해 자기 형식을 획득한 중요한 문학사적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920년대가 사랑과 연애의 시대라는 점에서 님의 침묵 은 당시의 시대적 정동이 핵심인 ‘연애’를, 불교적인 사유를 통해 시적인 언어와 예술로 승화시킨 사건이고 문학사적인 도약에 해당된다.
키워드
- 제목
- 불교·현대·문학이라는 사건의 충돌 - 만해는 왜 『님의 침묵 』을 썼는가? -
- 제목 (타언어)
- The Collision of Buddhism, Modernity, and Literature as Events: Why Did Manhae Write The Silence of the Beloved?
- 저자
- 김춘식
- 발행일
- 2026-06
- 유형
- Y
- 저널명
- 禪文化硏究
- 호
- 40
- 페이지
- 7 ~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