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화사집』의 문체 혼종 양상에 대하여 - 일상구어와 한자(漢字) 에크리튀르écriture의 문제를 중심으로
Hybrid writing Style in Hwasajib by Seo, Jeongju - Focusing on daily spoken language and Chinese character écriture

초록

이 글은 서정주의 『화사집』에 나타나는 과도한 한자 어휘를 주목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개인적 차이를 드러내는 문체style의 개념보다 시대에 의해 결정되는 역사적 산물을 의미하는 에크리튀르écriture의 개념을 활용한다. 『화사집』은 서정주의 모든 시집 가운데 과도할 정도로 한자가 많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어(文語)가 한문(漢文)에서 한자(漢字)를 거쳐 한글로 정착되어 가는 과정을 다채롭고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집을 개화기 이후 우리의 문체 변혁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로 기억할 만하다. 이는 ‘한문이라는 문어에 대한 조선어라는 구어로의 전환’을 주창한 『독립신문』창간호(1896.4.7)의 ‘죠션 국문’의 선언 이래 외교문서나 신문기사나 근대문학을 비롯한 각종 인쇄매체 등에서 벌어진 한 세대 동안의 ‘문어-구어’의 대결 양상이 한 젊은 시인의 의식 속에 압축적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관점이다. 이를 『화사집』 문체 혼종 양상의 역사적 성격으로 불러도 좋다. 『화사집』의 과도한 한자 어휘 도입으로 인한 문체 혼종 양상은 ‘전통과 근대의 경계 충돌’을 비롯한 텍스트상의 다양한 대립적․이율배반적 심리를 드러내는 데 일정 정도 기여하지만 결국 ‘무제한한 개방 성향을 드러내어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말의 실상과 큰 괴리’를 빚었다는 점도 분명하다. 또한 『화사집』은 ‘사투리’의 매혹과 ‘한문-문화기억’ 상속의 유혹 사이에서 일어나는 팽팽한 미적 긴장의 형식을 보여줌으로써 경계선상의 에크리튀르 성격도 가진다. 한편에선 조상의 언어이자 겨레의 언어인 일상구어가 재현되지만 다른 한편에선 한자 에크리튀르가 온존시켜 온 전통세계의 두터운 배후를 의도적으로 빌려 쓰려는 노력, 혹은 1930년대에 범문단적으로 요구되는 새로운 시대의 ‘언어 발굴’의 노력이 겹쳐진다.

키워드

에크리튀르écriture한자(漢字)사투리한문(漢文)-문화기억문체 혼종말해진 언어쓰여진 언어écritureChinese characterdialectsChinese character-culture memoryhybrid writing stylespoken languagewritten language.
제목
서정주 『화사집』의 문체 혼종 양상에 대하여 - 일상구어와 한자(漢字) 에크리튀르écriture의 문제를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Hybrid writing Style in Hwasajib by Seo, Jeongju - Focusing on daily spoken language and Chinese character écriture
저자
윤재웅
DOI
10.20881/skl.2013..44.010
발행일
2013-06
저널명
한국문학연구
44
페이지
355 ~ 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