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 시에 나타난 ‘바람’의 시적 변모 ― 비인간 행위자성을 중심으로

The Poetic Transformation of ‘Wind’ in the Poetry of Midang Seo Jeong-ju: Focusing on Non-human Agency

초록

본고는 미당 서정주 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바람’의 시적 변모 양상을 비인간 행위자성의 관점에서 고찰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은행나무본 『미당 서정주 전집』 수록 시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화사집』부터 『80소년 떠돌이의 시』까지 미당 시 950편 가운데 ‘바람’ 직접형 및 風 계열 기상어가 등장하는 시편은 총 128편, 183회로 확인된다. 이는 ‘바람’이 미당 시의 우발적 자연 이미지가 아니라 시세계 전반을 가로지르는 핵심 시어임을 보여준다. 본고는 이 가운데 「자화상」, 「추천사」,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풍편의 소식」, 「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은 것」을 중심 분석 대상으로 삼고, 제인 베넷의 사물-힘과 어셈블리지 개념을 참조하여 바람이 인간 및 비인간 요소들과 결합해 시적 사건을 구성하는 방식을 살폈다. 분석 결과, 초기 시의 바람은 인간 양육자와 인간 의지가 감당하지 못한 자리를 대신하며 인간 삶의 조건을 주조하는 비대칭적 행위자로 나타난다. 중기 시의 바람은 인간이 자신의 운동과 관계 방식을 가늠하기 위해 자신을 겹쳐 보고 지향하는 대상으로 변주된다. 후기 및 말년 시편에 이르면 바람은 인간이 닮고자 하는 대상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약속과 소식을 매개하거나 인간·동물·식물·기상이 함께 놓이는 생활 세계를 구성하는 공존의 매체로 이행한다. 이러한 변모는 미당 시의 바람이 단순한 자연 소재나 상징적 배경이 아니라, 시적 사건의 진행에 관여하고 인간 주체의 위치를 재조정하는 능동적 요소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바람’은 미당 시세계가 인간 중심적 자기 인식에서 출발하여 점차 비인간과의 관계와 공존을 사유하는 방향으로 이동해 가는 과정을 이해하게 하는 주요한 시적 좌표라 할 수 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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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당 서정주 시에 나타난 ‘바람’의 시적 변모 ― 비인간 행위자성을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The Poetic Transformation of ‘Wind’ in the Poetry of Midang Seo Jeong-ju: Focusing on Non-human Agency
저자
이정민이원영
DOI
10.36063/asle.2026.25.2.004
발행일
2026-06
유형
Y
저널명
문학과환경
25
2
페이지
99 ~ 131